"잘 써줘"는 왜 안 통하는가 — 지시문에 반드시 넣어야 할 3가지
"잘 써줘", "자세히", "전문가처럼" 같은 말이 왜 효과가 없는지 확인하고, 그 자리에 넣을 세 가지를 정합니다.
소요 시간 3분 · 필요한 것: 대화형 AI 하나
현장에서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올린 문서가 반려된 경험은 대부분 있으실 겁니다. 저는 그때마다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적어 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목록을 몇 년 모아 보니 부족했던 것은 문장력이 아니라 조건이었습니다. 누가 읽는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무엇을 넣으면 안 되는지. AI에게 지시할 때도 빠지는 것이 정확히 같은 세 가지였습니다.
프롬프트에서 가장 많이 쓰이면서 가장 효과가 없는 단어가 '잘'입니다. "잘 써 줘", "잘 정리해 줘", "잘 요약해 줘". 이 말이 안 통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잘'은 측정할 수 없는 말이라서, AI가 매번 다르게 해석합니다.
1. 왜 형용사는 작동하지 않는가
사람에게 "보고서 잘 써 오세요"라고 하면, 그 사람은 그 조직의 관행을 떠올립니다. 지난번에 반려당한 기억, 팀장이 싫어하는 형식, 회사 서식. 그 배경이 '잘'의 내용을 채웁니다.
AI에게는 그 배경이 없습니다. 그래서 '잘'을 가장 무난한 평균값으로 채웁니다. 결과가 늘 비슷하게 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쁘게 나오는 게 아니라 평균으로 나옵니다.
바꿔야 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형용사를 확인할 수 있는 조건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 흔히 쓰는 말 | 바꿔 쓸 말 |
|---|---|
| 자세히 | 항목마다 근거 1문장씩 붙여서 |
| 간결하게 | 한 문장 40자 이내, 전체 500자 이내 |
| 전문가처럼 | 해당 분야 실무자가 쓰는 용어를 쓰고, 괄호로 뜻을 덧붙여 |
| 쉽게 | 중학생이 읽을 수 있게. 한 문장에 개념 1개만 |
| 깔끔하게 | 표로. 열은 A·B·C. 표 외 설명은 붙이지 마 |
| 자연스럽게 | 접속사를 문장 앞에 쓰지 말고, 같은 단어를 3번 이상 반복하지 마 |
2. 반드시 넣어야 할 세 가지
수십 번 고쳐 쓰면서 남은 것은 세 개였습니다. 이 세 개가 있으면 나머지는 없어도 됩니다.
① 읽는 사람
"팀장이 읽는다", "이 업무를 처음 맡은 후임이 읽는다", "외부 민원인이 읽는다". 읽는 사람이 정해지면 어휘 수준, 생략해도 되는 배경, 강조할 지점이 한꺼번에 정해집니다. 세 가지 중 효과가 가장 큽니다.
② 출력 형태
표인가 줄글인가, 몇 개 항목인가, 몇 자인가. 숫자로 씁니다. "표 2개, 첫 표는 3열"처럼요.
③ 금지사항
"원문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지 마라", "없으면 '언급 없음'이라고 써라", "추측이면 (추정)을 붙여라". 금지사항 한 줄이 잘못된 결과 열 줄을 막습니다.
3. 그대로 복사해 쓰는 틀
[읽는 사람] 이 업무를 처음 맡은 후임 직원. 배경 지식이 없다고 가정한다. [출력 형태] - 순서대로 번호를 붙인 절차 5~7단계 - 각 단계는 2문장 이내 - 마지막에 '자주 실수하는 것' 3개 [금지] - 내가 준 자료에 없는 절차를 추가하지 않는다 -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확인 필요) 를 붙인다 - 전문용어를 쓸 때는 괄호로 뜻을 덧붙인다 [자료] (여기에 붙여넣기)
4. 실제 실행 결과 — 같은 자료, 다른 지시문
아래 자료를 두 가지 지시문으로 돌렸습니다.
[예시 자료 —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의 업무 메모입니다] 비품 신청은 매월 25일까지 받는다. 신청서는 공유 폴더의 양식을 쓴다. 10만 원 넘는 물품은 팀장 결재가 필요하고, 30만 원을 넘으면 견적서 2개를 같이 낸다. 소모품은 결재 없이 바로 처리한다. 신청이 몰리는 달에는 다음 달로 넘어갈 수 있다.
① "이거 보기 좋게 잘 정리해 줘"
틀린 내용은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업무를 맡은 사람은 이 글을 읽고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릅니다. 순서가 없고, 판단 기준이 문장 속에 섞여 있습니다.
② 위 3요소 틀로
같은 자료인데 ②는 바로 따라할 수 있는 문서가 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줄을 보세요. "소모품의 구체적 범위가 자료에 없다"는 지적은 제가 몰랐던 빈틈입니다. 금지사항에 "(확인 필요)를 붙여라"를 넣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5. 실패했던 지시문과 이유
① 형용사를 여러 개 겹친 경우
"간결하면서도 자세하게"는 서로 반대되는 요구입니다. AI가 어느 쪽을 따를지 매번 달라졌습니다. → 한쪽을 고르고, 다른 쪽은 범위를 정해 씁니다. "전체는 500자 이내로 줄이되, 금액 조건만 빠뜨리지 마라."
② 읽는 사람을 "일반인"으로 쓴 경우
'일반인'은 범위가 너무 넓어서 기준이 되지 않았습니다. → "이 업무를 처음 맡은 후임"처럼 구체적인 한 사람을 정합니다.
③ 금지사항을 나중에 덧붙인 경우
결과를 받은 뒤 "아, 없는 내용은 넣지 마"라고 추가하면 이미 지어낸 문장이 결과에 남아 있어서, 그걸 걷어내는 작업이 또 생겼습니다. → 금지사항은 처음부터 넣습니다.
6. 정리
| 넣을 것 | 한 줄 예시 |
|---|---|
| 읽는 사람 | 이 업무를 처음 맡은 후임이 읽는다 |
| 출력 형태 | 번호 절차 5~7단계, 각 2문장 이내 |
| 금지사항 | 자료에 없는 내용 추가 금지, 불확실하면 (확인 필요) |
'잘'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이 세 줄을 넣는 것만으로 결과가 바뀝니다. 프롬프트를 길게 쓰는 것보다 이 세 줄을 정확히 쓰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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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형태를 더 세밀하게 지정하는 법
이 글의 제작 방식
본문의 프롬프트는 실제로 실행해 출력을 확인한 것입니다. 출력 예시에는 어떤 도구로 언제 실행했는지를 함께 적었습니다.
글의 초안 작성에는 생성형 AI를 사용했으며, 사실 확인과 최종 수정은 사람이 했습니다.
AI 도구의 응답은 같은 프롬프트라도 매번 조금씩 달라지므로, 본문의 출력이 그대로 재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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